안녕하세요, 마리몬다입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방문 후기 포스팅입니다.
런던의 대영 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 보고타의 황금 박물관 등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면 항상 방문 1순위가 그 나라나 도시를 대표하는 박물관이 아닐까 싶어요. 성인 관광객을 기준으로 런던의 대영 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이고, 보고타의 황금박물관도 현재 기준으로 5,000 페소(약 1,500원)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는 가격이지만 루브르의 경우 17유로(약 25,000원), 자연사 박물관은 28달러(약 37,000원)로 꽤 높은 가격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가격입니다. 더구나 규모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하루 종일, 며칠 씩 봐도 봐도 새로운 유물들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회의 경우 무료입니다. 특히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에 다 볼 필요도 없이 매주 한 층 씩 혹은 주제 별로 정해서 보러 여러 번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박물관을 가는 계단에 층층이 꽃들로 장식되어 있는데, 꽃길을 걷는 듯 해서 기분이 좋고 발걸음도 더 가벼웠어요.
중앙박물관에 갈 때 제일 좋은 건 뭐니뭐니해도 이 뷰인 것 같아요. 박물관 건물 자체가 액자틀처럼 디자인되어 사이에 빈 공간으로 보이는 남산과 하늘 그리고 남산타워가 마치 그림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땐 해가 쨍했는 데, 그래서인지 하늘도 잘 보이고 남산도 잘 보이고 좋더라고요. 계단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전시관 입구에는 브라운 반가사유상 포토카드 이벤트가 진행중이었어요. 사진 촬영 후, SNS에 올리면 뒤에 있는 부스에서 포토카드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저는 패스했어요. 저는 이번 방문에서 2층의 서화관과 사유의 방에 집중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사유의 방은 콜롬비아의 황금박물관 큐레이터에게 추천받아서 이번 방문의 필수 방문 코스였습니다. 저도 중앙박물관을 가본 지가 오래됐는데 외국인에게도 추천을 받았으니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박물관에 입장하여 2층에 올라가면 사유의 방 안내가 있습니다. 입구부터 조명이 은은하게 있고, 화살표와 그림자로 입구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두 점의 반가사유상이 나란히 앉아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어요.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두 점의 반가사유상은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삼국시대 6세기 후반과 7세기 전반에 제작되었다고 해요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고요한 방에 나란히 앉아 있는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평안해지기도 하고 왜 이곳이 사유의 방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감상하면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편에는 서화관이 있었어요. 요새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는데, 그래서 옛 서화와 민화에 관심이 높아졌어요. 서화와 민화도 언젠가는 배우고 싶은데 과연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네요. ^^;
서화관에는 예전에 초상화 그리던 기법 전시 뿐 아니라 왕궁의 연회 그림, 불교 미술, 그리고 옛날 공부방 스타일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쪼르륵 걸려있는 붓과 바닥에 펼쳐진 작업 중인 종이 등이 작품들이 제작되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김홍도, 신윤복 등 교과서에서 많이 봐서 익숙한 민화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색채가 사용된 초상화나 궁중 연회, 불교 미술과는 달리 소박하고 단출하지만 은은한 색감들을 사용한 민화들의 색채와 분위기 대비도 재미있었어요.
자개공예관도 잠시 들렀는데, 정말 너무 예뻤어요.
자개로 만들어져서 말에게는 엄청 무거웠을 것 같기는 한데, 예쁘니 시선이 계속 가던 말안장은 매우 고급지고 우아해보였는데, 세계적인 명품 에르메스도 프랑스에서 약 150년 전에 말안장을 팔던 마구상으로 시작했던 걸 보면, 이 시대에 한국이 세계사에서 조금 더 영향력이 있었거나 시대적으로 조금만 더 늦게 만들어졌어도 이 자개 안장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브랜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멋졌습니다. 옆의 자개함이 소박(?)해 보이는 효과... 그런데 자개함도 넘 귀여웠어요.
전시실 마지막에 위치한 예전 방의 모습은 사극에서 보는 것과 비슷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앞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어서 하나하나 알기에 좋았어요.
박물관은 1월 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 이렇게 3일간 휴관하며 일부만 닫는 휴실일이 있습니다. 휴실일은 해마다 다르지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 열고,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연장하여 개장합니다.
중앙박물관에 가시면 바로 옆의 국립한글박물관도 방문해 보시고요! :)
오늘도 즐거운 랜선여행 되셨길 바랍니다.
그럼 다들 건강하시고 다음 포스팅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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