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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vers-sur-Oise

도시 이야기/Paris

by Marimonda 2020. 10.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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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파리에서 나비고 (5 존)로 갈 수 있는 근교 여행지이자 반 고흐가 생애 마지막 70여 일을 살았던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 방문기를 포스팅합니다. 파리에서 일주일 이상 머무는 분들이면 아마 나비고를 구매하실 텐데요, 이 나비고를 활용하여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빈센트 반고흐 - 파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때 촬영

 

파리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생라자르역(Gare de Saint-Lazare)이나 북역(Gare du Nord)에서 RER C, Transilien Line J(생 라자르 역) 아니면 Transilien Line H(북역)를 타고 가다가 Pontoise 역에서 Persan-Beaumont방향 기차로 갈아타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저는 이렇게 환승해서 가는 게 귀찮기도 하고 (아무래도 환승하면 또 소매치기를 당할 확률도 높은 것 같아요) 시간도 더 오래 걸려서 주말에만 다녀왔는데, 주말에는 북역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 가는 직행열차가 있습니다. 북역에서 똑같이 Transilien H(트란질리안)을 타고 가면 되는데, 중간 역에서 정차를 안해서 약 41분 정도로 시간도 절약되고 항상 한산했어요. 

 

Transilien H

 

제가 갔을 때는 오전 9시 38분에 파리에서 직행열차가 있었고, 돌아오는 직행열차는 오후 6시 32분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도 그대로 운행하는 것 같긴 한데, 혹시 가실 분은 미리 RATP사이트에서 시간을 확인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또,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출발하는 건 거기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문의하셔도 됩니다. 

 

Auvers-sur-Oise

 

관광안내소와 조각상

 

이 작은 마을이 전세계의 이목을 끌게 된 건 역시 서양화의 거장 반 고흐가 그의 생을 마감하면서 창작의 혼을 불사른 마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을 곳곳에 반 고흐의 작품들의 실제 모델이 된 장소들이 위치해있어요. 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바로 관광안내소를 찾아볼 수 있는데, 관광안내소에는 다양한 워킹 투어 루트를 소개하는 브로셔가 있으니 본격적인 관광 시작 전에 들리시면 좋을 것 같아요. 

 

1. 시청과 라부 하숙집

 

저는 시청과 반고흐가 묵었던 하숙집을 시작으로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시청

 

오베르의 시청 역시 반 고흐의 작품에 등장했었는데요, 작품의 모티브가 된 곳들은 앞에 작품 사진을 붙여놔서 (사진 내  우측 표지판 참고)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돋보였어요. 시청의 건너편에는 라부 여인숙이 위치해있습니다. 

 

라부 여인숙

 

사진으로 지붕에 보이는 작은 창문이 반고흐가 묵었던 방에 있던 창문 같아요. 가이드 투어로만 진행이 되며, 투어 간격은 약 30분 정도입니다. 정원에서 반 고흐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금세 시간이 지나갔어요. 건물로 들어가 반 고흐의 방에서 설명을 듣고 비디오를 보는 방식으로 투어가 진행됐어요.

 

빈센트 반고흐의 방 1

 

내부에 들어가서 보면 고시원의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내부에 작품이 한 점이라도 있음 좋았을 텐데 하나도 없어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가이드 분의 말씀으로는 기부 등을 통해 모은 돈으로 작품을 한 점이라도 구매해서 전시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 작은 방에서 생의 마지막 70일간을 보내면서 완성한 작품이 약 80여 점으로 하루에 1점 이상을 그렸다고 해요. 

 

빈센트 반고흐의 방 2

 

라부여인숙은 여인숙 입장료는 6유로(성인)로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만, 관람을 마치고 내부 사진을 원하면 이메일을 남길 수 있는 방명록이 있는데, 거기에 이메일을 남기니 사진 두 장을 보내주었습니다. 라부 여인숙과 반 고흐의 역사 등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홈페이지(영문)를 참조하세요. 여인숙 방문은 보통 3월에서 11월에 가능하며 (정확한 일정은 매년 다릅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방문할 수 없습니다. 

기념품 샵에서는 가격이 싸서 반 고흐가 즐겨 마셨다는 압생트(초록 요정의 술)도 팔고 있었어요. 한 때 술의 재료 중 하나인 아브신트쑥이 정신 착란, 환각 등 문제를 일으켜서 제조가 금지되었고, 이제는 그 문제 되는 성분을 제외해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2. 닥터 가셰

 

닥터 가셰 - 파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때 촬영

 

반 고흐의 하숙집을 방문하고 나니 닥터 가셰가 누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반 고흐가 이 마을에 자리 잡게 된 것도 주치의인 가셰 씨가 여기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더라고요. 가셰에 대한 평은 갈리지만, 그가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정신과 전문의로 반 고흐와 깊은 우정을 나눴고 그의 작품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사람임은 분명합니다. 고흐뿐 아니라 인상파 화가들인 세잔, 피사로, 기요맹 등이 닥터 가셰의 집을 아지트로 종종 만남을 가졌다고 합니다.

 

닥터 가셰의 집, 스튜디오

 

닥터 가셰의 집을 방문하니 역시 의사는 백여 년 전에도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집 규모도 크고, 뷰도 좋았습니다. 정원에서도 반 고흐가 그린 작품의 모델이 되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닥터 가셰의 집에서 본 마을 뷰

 

입장료는 무료이며, 여인숙과 마찬가지로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만 오픈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3. 오베르의 교회

 

오베르의 교회 1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익숙한 교회가 나와서 보니 반 고흐의 교회 작품의 모델이었어요. 제가 방문했던 2018년 여름에는 (이때 무려 3번 방문했어요ㅋㅋ) 앞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ㅠㅠ 새로운 느낌이더라고요. 

 

오베르의 교회 2

 

아무래도 작품에서처럼 밤의 교회를 느끼려면 이 마을에서 일박을 하거나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에 와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파란 하늘 아래서 보는 교회도 멋졌습니다.

 

4. 반 고흐의 무덤

 

반고흐와 동생 테오의 무덤

 

마을 어귀에 붙어있는 공동묘지에는 반 고흐와 동생 테오의 무덤이 나란히 있습니다. 거의 출구 쪽 벽에 붙어있어서 무심코 지나가기 쉬워요. 저도 처음 갔을 때는 두 바퀴를 돌고서야 찾았습니다. 반 고흐의 무덤에는 해바라기가 있으며 생전에 우애 있던 두 형제가 사후에도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공동묘지를 나오면 바로 밀밭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반 고흐의 또 하나의 대표작인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탄생했어요.

 

5. 까마귀가 나는 밀밭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과 그 위를 나는 까마귀.. <까마귀가 나는 밀밭>은 흔히 반고흐의 유작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이 그림을 그린 후에도 여러 작품을 더 그렸다고 합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사망한 1890년 7월에 그렸다고 하는데,  정말 이렇게 황금빛의 밀밭을 보려면 날짜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18년도 여름에 여러 번 갔었는데 이런 황금빛의 밀밭을 보지 못했습니다. ㅠㅠㅠ 6월 초에 한 번 가고, 6월 말에 한 번가고 7월에 가려다 못 가서 8월 초에 갔는데, 8월 초에는 이미 밀을 다 벤 후더라고요 ㅠㅠ 6월에는 아직 파릇파릇했었고 8월에는 밀을 다 베어버린 걸 생각하면 7월 중후반에 가야 저렇게 노란 물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은 파릇파릇한 밀밭

 

6. 우아즈 강

 

우아즈 강

 

오베르 쉬르 우아즈 자체도 엄청 조용하고 잔잔한 마을인데, 잔잔히 흐르는 우아즈 강을 보니 우아하게 차 한잔 마시고 싶더라고요. 해가 반사되어 반짝이는 강물이 너무 예뻤고, 종종 보이는 보트가 마치 한 폭의 작품 같았습니다. 

 

musée daubigny

 

이외에도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는  도비니 박물관 , 압생트 박물관, 오베르 성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파리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근교 여행지로 딱이었어요.

오늘도 즐거운 랜선 여행이 되셨길 바랍니다. 그럼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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