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 <메데진에서 쿠스코까지>에 이어, 오늘은 쿠스코 근교 성스러운 계곡 투어 후기가 이어집니다. 여행을 갔던 건 2017년 4월 세마나 산타 기간 (4월 초 2주간에 이르는 황금연휴)이라 콜롬비아 북부 여행보다 실제로는 몇 달 더 먼저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전체적인 일정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대로 새벽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에 도착했고, 덕분에 오전 9시 전에 호텔에 짐까지 다 맡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넉넉하진 못한 편이어서 하루라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었고 그래서 쿠스코 도
착한 날 오후에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참여하여 오쟌따이땀보로 이동하는 일정을 짰습니다. 쿠스코의 핫플, 아르마스 광장에 위치한 뷰가 예쁜 <카푸치노 쿠스코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구경했습니다. 세마나 산타를 축하하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쿠스코에 있는 동안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퍼레이드를 계속 진행했었습니다.
광장에서 세계 여행중인 사촌언니를 만나 미리 예약한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3명이었기 때문에 개인 투어를 예약해서 비슷한 비용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근교 투어는 보통 친체로 - 모라이 - 살리네라스 - 오쟌따이땀보로 구성되어 있는데, 살리네라스를 제외한 세 곳의 입장 티켓은 한 번에 구매하면 조금 더 저렴했습니다. 당시에는 70 솔 (현재 환율로 약 24,000원)로 친체로, 모라이, 오쟌따이땀보 유적지를 들어갈 수 있었고, 살리네라스는 10 솔로 따로 구매를 해야 했습니다. 쿠스코 시내 여행인포센터 등에서 판매하는 쿠스코 패스(130 솔)를 구매해도 입장이 가능합니다.
친체로는 고산지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데, 거리 곳곳에서 라마 인형이나 알파카 제품을 판매하여 여행 기념품을 구매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계단식 농경을 통해 여러가지 작물을 재배했다고 합니다. 택시에서 내리면 가이드아저씨가 조금 설명을 해주시고 다시 차로 몇 시까지 오라고 하십니다. 그럼 개인적으로 구경하다가 시간에 맞추어 가면 됩니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건 길거리에 앉아서 물건을 파는 분들과 큰 교회였어요. 여기는 제일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장에 비해서는 가격이 조금 있습니다.
저는 시장에서 라마 열쇠고리와 테이블 보를 구매했어요. 물론 현금만 가능한 만큼 흥정도 가능합니다. 거의다 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기 때문에 몇 곳을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물어보는 게 좋아요.
시장 규모가 꽤 큰편이라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은 시간을 넉넉하게 잡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도시에서도 봤지만, 라마 인형은 여기가 제일 싼 곳 중에 한 곳이었으니 마음에 들고 가격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싶으시면 과감히 구매하세요!
친체로 구경을 마치고 한참을 달려 모라이에 도착했습니다. 모라이 역시 계단식 농경을 했던 유적지인데 친체로보다는 규모가 작습니다. 친체로가 산에 만든 농경지라면 모라이는 언덕이나 동산에 만든 농경지의 느낌이었어요. 다만, 여기는 원형으로 한 곳에 밀집되어 있어서 보기에는 더 편했습니다. 저는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왔어요.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으니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모라이 다음 목적지는 살리네라스였습니다. 사실 여기는 조금 무서웠어요. 도로 상황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고, 산도 개간중인 곳이 많아서 흙이나 돌들이 떨어지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여기는 10 솔을 따로 지불해서 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산속의 염전으로, 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에 염분기가 있어서 염전을 만들어 놓고 소금을 수확한다고 합니다. 사진 속 하얀 부분이 소금이에요. 예전에 바다였던 곳이 융기되어 산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입구 쪽에서는 이 염전에서 만든 소금을 파는데,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구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 기억으로는 쿠스코 공항 내에서도 판매를 하는데, 공항 내 상품이니만큼 가격차이가 엄청 큽니다. 소금포대를 짊어지고 있는 귀여운 당나귀.. 선물로도 좋을 것 같았어요.
오쟌따이땀보는 아구아스 깔리엔떼 (마추피추로 가기 위해 꼭 들려야 하는 마을) 행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여기도 관광지 중에 한 곳이에요. 마을 자체는 볼 게 많지 않지만, 오쟌따이땀보 유적지는 규모가 꽤 크고 마을 전경이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차피 티켓에 포함되어있으니 굳이 안 갈 이유가 없잖아요? ㅎㅎ;
이 작은 마을이 기차역 하나로 전 세계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 되었다니... 그래서인지 마을의 규모에 비해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저는 부킹닷컴으로 숙소 예약을 했는데, 달러로도 지불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솔로 내면 손해여서 달러로 지불했어요. 3명 숙소 독방으로 조식 포함 30달러였습니다. 숙소 옆에 위치한 식당도 맛있어서 두 번이나 가서 먹었었어요. 숙소 앞에 환전소도 있어서 마추픽추 등에서 사용할 솔도 바꿨습니다.
환전할 때 조심하실 건, 지폐 상태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가끔 훼손? 이 긴가민가한 지폐(끝 부분이 조금 찢어졌다든지 등)로 주기도 하는데, 그런 돈을 주면 거절하시고 꼭 바꿔달라고 하셔야 해요. 가게마다 다르긴 한데 달러로 내는 경우 적어도 제가 갔던 곳들은 진짜 지폐 상태를 열심히 체크하더라고요. 숙소에서도 돈을 내는데 저한테 이 돈은 상태가 안 좋으니 빳빳한 새 돈으로 달라는 식으로 말해서 아님 잔돈 줄 테니 큰 단위로 지불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는 엄청 꾸깃한 돈을 주려고 하길래 저도 빳빳한 돈으로 달라고 안그러면 내 꾸깃한 돈을 받으라고 따졌더니 환전소 가서 바꿔서 가져다주더라고요. 근데 이 거 말고는 엄청 친절했어요.
오쟌따이땀보에서 처음 맛본 쿠스케냐 맥주. 4종류나 있어서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습니다! :)
즐거운 랜선 여행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은 오쟌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깔리엔떼까지 이동한 내용과 아구아스 깔리엔떼 마을에 대한 포스팅이 이어집니다. 그럼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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