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 <쿠스코 근교 투어> 이어, 오늘은 페루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 와라즈에 위치한 69 호수 방문기가 이어집니다.
이번 여행의 전체적인 일정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12시 50분 비행기를 타고 리마로 넘어와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3시가 되었습니다. 점심을 아직 못 먹기도 했고 이 시간에 어디를 가기도 뭐했기 때문에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당일 밤 밤 버스를 타고 와라즈로 넘어가는 일정이어서 숙소를 잡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짐도 그렇고 조금이라도 푹 쉬다가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미라플로레스에 위치한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페루에서 도시간을 이동하는 큰 버스 회사는 Peru Hop, Cruz Del Sur, Tepsa, La Linea, 그리고 Movil 등이 있습니다. 제가 탔던 버스는 Cruz Del Sur에 소속된 버스로, 2층 버스였습니다. 1층은 VIP석, 2층은 일반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임의로 현재 버스비를 검색해보니, 비용은 30-90 솔 정도이더라고요.
페루 국가 비상사태가 7월 말까지 연장되어서 그때까진 표가 검색이 안되고 8월부터 표를 검색하실 수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악화되고 있어서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느낍니다.. VIP석은 간단한 다과가 제공되고, 좌석을 뒤로 더 많이 눕힐 수 있었어요. (160도, 일반석 140도). 2층 버스의 경우 화장실도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버스 내에는 와이파이도 제공됩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듯이 내가 가고 싶은 날은 다른 사람들도 가고 싶은 날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표를 예매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특히 제가 방문했던 4월 초에 이 곳에 방문하실 계획이면, 남미 거의 모든 국가가 이때 공휴일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 남미인 관광객까지 몰리는 시기로 초 성수기-비용도 비싸고 사람도 많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3월인가? 이 구간 도로에서 산사태가 났어서 한동안 버스가 안 다녔어서 이때 사람들이 더 몰렸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리마에서 9시 반 버스를 타고 와라즈로 출발했고, 저녁으로 제공된 음식을 간단히 먹은 후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어요.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쿠스코 근교 투어 하고, 쿠스코에서 리마로 비행기 타고 이동 후, 숙소에 짐 풀고 조금 쉬다가 다시 저녁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힘든 일정이었기 때문에 진짜 중간에 한 번도 안 깨고 잘 잤습니다.
와라즈도 고도가 굉장히 높은 곳이기 때문에 (해발 3,052m)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특히 이따가 소개해드릴 69 호수를 가는 경우는 해발 4,600m인지라 고산병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와라즈에서 69 호수로 가는 트래킹 투어는 보통 새벽 5시에 출발하는데, 밤 버스를 타고 와도 이미 투어가 출발한 지라, 일반적으로는 이동하고 하루를 자고 그다음 날 새벽에 투어를 가는 루트를 이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경우는 일정이 타이트해서 와라즈에서 한 밤을 자기엔 조금 아까워서 9시 반에 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오전에 도착, 개별적으로 콜렉티보와 택시를 타고 트래킹을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다시 밤 버스를 타고 리마로 돌아오는 강행군이었어요.
와라즈 터미널에 도착하니 오전 7시였습니다. 예상 도착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더 걸렸어요. 근처에 있는 택시기사 아저씨와 흥정을 한 후 융가이라는 마을로 이동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개별적으로 갈 때는 융가이로 가서 거기에서 콜렉티보를 타고 트래킹 할 수 있는 산으로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여기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엄청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니, 미리 흥정 모드를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물어봤을 때는 처음에 250 솔 (약 70달러)을 부르더라고요. 아무래도 대놓고 나 관광객이요 느낌이니 정말 탈탈 털으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이동하는 아시아인들은 많지 않고 + 아시아인들은 돈이 많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엄청 비싸게 불렀어요. 저의 꾀죄죄한 행색 (밤 버스를 타고 오느라 편한 복장 + 추리함)을 볼모로 너무 비싸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흥정에 흥정을 거쳐 80 솔로 결정을 했습니다. 와라즈 터미널에서 융가이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됩니다.
융가이에 도착해서는 콜렉티보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콜렉티보는 지난 콜롬비아 여행의 남미 상식 편에서 간단히 설명해드렸었는데요, 혹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융 가이는 진짜 시골마을이라 콜렉티보에 탄 사람들이 저한테 넌 어디서 왔니, 어디로 가니, 등등 이것저것 엄청 물어보더라고요. 닭도 보자기에 싸서 탄 사람도 있어서 ㅋㅋ 중간중간 닭이 퍼드득 거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나름 아침 버스인지라 중간에 휴게소 같은 곳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쉬더라고요. 저는 강냉이 같은 걸 사 먹고 다시 콜렉티보에 몸을 실었습니다. 약 한 시간쯤 달려 트래킹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막 트래킹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투어로 출발한 사람들은 중간에 밥도 먹고 쉬기도 하고 다른 곳도 들렀다가 오는 것 같았어요.
69 호수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의 한 곳으로, 만년설과 검은 바위 그리고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쪽빛 호수가 어우러진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풍경을 지닌 호수입니다. 해발 3,900미터부터 트래킹을 시작하여 약 4,600미터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워낙 천천히 올라가서 그런지 코스는 사실 어렵진 않았어요. 남들은 2시간 반 만에 올라가는 거리를 3시간 반이 걸려서 올라갔습니다 ㅎㅎ;;
다만, 700미터 하면 별로 안 되는 것 같지만, 워낙 고산지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천천히 올라가야 하고 고산병이 오는 경우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올라갈 때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도 목격했었고, 한국 분도 계셨어요. 쿠스코보다 더 높은 지형이니, 쿠스코에서 힘드셨다면 소로체를 준비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약 빨 때문인지 쿠스코에서 괜찮아서 여기에서는 안 먹었었어요.
엄청 오래 걸려서 올라갔는데, 정말 풍경을 보는 순간... 와 입이 떡 벌어지더라고요. 일찍 온 사람들은 저 물에서 수영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시간 부족으로 풍경 보고 사진 찍고, 샌드위치 같은 거 간단히 먹고 나니 내려갈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ㅁ;
트래킹을 마치고 내려오니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콜렉티보를 타고 와서 이미 마지막 콜렉티보는 없었어요. ㅠㅠ 그래서 투어 버스와 가이드에게 빈자리가 있으면 태워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이때 진짜 개인적으로 온 거 후회했습니다. 못 내려갈 수도 있었거든요. ㅠㅠ 겨우 빈 좌석이 있는 버스를 타고 (물론 차비는 지불했습니다) 안전히 내려올 수 있었는데, 저희가 탄 버스에 총인원수가 안 맞았는데 한 10분 기다리다가 가더라고요!!
1. 고산병 주의 : 고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등산하세요. 전화도 안 터지는 지역이고, 여기에서 읍내까지 나가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리니 아깝다고 진짜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2. 음식 주의 : 화장실이 없습니다. 가이드는 그냥 아무도 안 보는 곳에 가서 해결(?)하라고 하지만, 아무도 안 보이는 곳이 없습니다.
3. 소똥 주의 : 소가 진짜 많았어요. 여기 소들은 귀에 번호를 붙이고 있지만(아마 밤에 목장 같은 곳으로 몰아가서 마리수를 체크하는듯합니다), 자유롭게 방임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 소똥도 여기저기 많이 있습니다. 트래킹 길에도 소들이 있어요. 좁은 길에서는 소를 화나게 하거나 자극하면 안 되고, 안전 등산하세요.
4. 정해진 시간 잘 지키기 : 그분들이 따로 트래킹을 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타고 온 버스에 한 팀이 안 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한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그냥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진짜 놀랐어요. 가이드가 손님들한테 2명이 비는 데 누가 소식 들은 게 있니? 묻더니 아무도 모른다고 하자 그럼 우리는 10분만 기다리고 출발합니다.라고... ㄷ ㄷ 그리고 진짜 출발했어요. 물론 다른 버스를 타고 내려갔을 수도 있는데, 좀 무섭더라고요.
즐거운 랜선 여행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은 페루의 수도 <리마>편으로 이어집니다. 건강하시고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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